LEE KEE HEE 인사 올립니다.
나라 안팍이 어수선하고 힘겨운 일들이 많아 걱정스런 마음이 듭니다. 건강하시고 무탈하시리라 믿습니다. 타지로 떠나 대학에 진학한 애들도 공부 열심히 하고 저희 다섯 식구는 잘 지냅니다. 제법 사람 구실을 해서 친구처럼 형제처럼 오손도손 지냅니다.
2008년은 너나없이 가슴 조리며 지난 것 같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서 계속 사고만 터졌으니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도 당연하지요. 미술업계도 예외는 아니라서 딜러와 화랑 그림출판업계가 무더기로 문을 닫았습니다. 크리스티와 소더비 경매장도 역사적으로 인정받는 유물외인 거래가 한산하고 그동안 부 풀려 책정됐던 가격의 거품이 많이 줄었습니다. 건축 및 부동산 시장 악화는 리모델링 실내장식 디자인 업
계를 연쇄적으로 도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지요. 저희 도시에도 큰 건축회사와 실내장식전문 업체들이 줄줄이 문을 닫거나 부도를 냈는데 저희 화랑은 문닫는 업체들의 사업과 계약을 넘겨받고 직장잃은 유능한 디자이너를 영입한 덕분에 매출이 크게 신장되는 기현상이 일어났습니다. 2009년은 ‘윈드 화랑’과 ‘디자이너스 마켓 플레이스’ 가 미국 최고 상류층의 홈 디자인과 실내 장식 가구 및 인테리어를 겨냥한 본격적인 사업을 펼치게 될 것입니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갤리포니아로 이사 갈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경기 동향과 부동산 시장을 지켜 본 후에 화랑 건물을 제외한 부동산을 정리해서 예비 은퇴(?) 거주지인 라호야비치 (샌디애고)나 베벌리힐스 (LA)쪽으로 작은 거처를 마련할 생각입니다. 윈드 그룹 본사는 당분간 여기에 두고 라구나비치 (LA)나 미시간 애비뉴(시카고) 혹은 서울에 사무실이나 지점을 낼 계획입니다.
기희는 매 주 마감 시간을 코 앞에 두고 이판사판 칼럼을 씁니다. 2월이면 [동서 교차로][East Meet West]란 제목으로 미주 중앙일보에 게재되는 칼럼이 3년 째 됩니다. 칼럼쓰는 일은 기희에게 용기와 희망을 줍니다. 매 주 살풀이 하듯 지난 삶을 토해내고 나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들이 보다 명징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그림이 기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라면 글쓰는 일은 과분한 꿈이고 소망입니다. 어느 한 가지도 버릴 수 없을 만큼 기희에게 소중한 것이지요. 5월이 오면 고향에 갈 생각으로 가슴이 설렙니다. 그리운 분들을 만나 뵙고 그동안 쓴 칼럼을 묶어 책을 낼 생각도 합니다.
돌아가신 어머님의 빈 자리를 빼 곤 모든 게 순조롭습니다. 아이들이 떠난 빈 둥지에서 호젓하게 커피 향기를 즐기며 빈대떡도 지져먹고 김치도 제법 잘 담금니다. 철이 들었는지 버리는 방법을 깨우치며 가볍게 살 생각을 합니다. 쌓고 묶어두지 않으면 풀어야 할 고단한 삶을 반복할 필요도 없겠지요.
당신이 맞으시는 날들도 밝고 가벼운 것들이 따사롭고 행복해지는 한 해가 되시길 소망합니다.

이기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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