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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칼럼 [ 동서교차로 ]

감로수 처럼 감초 같이


‘Believe, by Simon Bull

쓸데없는 물건은 버린다 . 쓸데없는 말도 잔소리고 헛소리다 . 가슴에 담지 않는다 . 살면서 쓸데없는 것과 쓸데있는 것 구별만 잘해도 살기가 훨씬 편해진다 .
아들이 2 주일 후 새 직장으로 옮긴다고 통고 (?) 해 왔다 . 그 좋은 직장을 그만 두다니 . 혹시 짤렸나해서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기막힌 대답 ! 그냥 ' 지루해서 (Boring)' 옮긴단다 . MIT 가 해마다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회사 3 위권 안에 드는 곳인데 따분하고 심심해서 그만 둔다니 . 이 회사에 취직 하려고 장장 3 개월에 걸쳐 별의 별 높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며 피를 말렸었다 . 그 때마다 그 방면에 일자무식꾼 엄마는 충고는 커녕 말귀도 못 알아들어 안 하던 금식기도 열심히 하다 졸도할 뻔 했다 .
지난 연말에 엄청 많은 액수의 스톡옵션을 받고 " 나 없인 우리 회사 무너져요 . 난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될 인디스펜스불 (Indispensable) 한 사람이니까 " 라고 자랑할 때가 언젠데 헌신짝 처럼 버리다니 . 용기가 가상한게 아니라 별의 별 요상한 생각이 들어 " 너 월급 더 받으려고 옮겼니 ?" 라고 진상 파악에 돌입했는데 " 아니 , 지금 회사는 늘 같은 일만 해서 더 이상 발전이 없어요 . 새 회사는 벤처 기업이지만 새로운 도전 (Challenge) 을 할 수 있어요 " 라며 전화를 끊는다 .
" 나쁜 자식 , 한마디 상의도 없이 유명 기업 팽개치고 위험천만한 신흥회사로 옮기다니 " 라며 이를 박박 갈다가 가만히 생각 해보니 여태껏 나 혼자 좋아하고 생색내고 걱정했지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하는 녀석이였다 . ' 젊었을 땐 한 곳에 정착하지 말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위험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 라는 글귀가 생각나 흩어진 마음을 가다듬는다 .
' 세상이 야속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세상에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 되라 ! 세상이 그대를 찾는 사람이 되라 ! 세상은 반드시 그대에게 양식을 주리라 ' 에머슨의 충고다 . 국가던 회사건 사회건 인간관계건 꼭 필요한 사람이 되면 외면 당하지 않는다 . 없어서는 안 될 약방의 감초 같은 사람은 늘 환영받는다 . 감초는 약초의 쓴 맛과 독소를 제거하고 다른 약초와 함께 잘 어우러져 한약제에 두루 쓰인다 .
적인걸은 중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잔인하고 명석한 여제 ( 女帝 ) 즉천무후를 잘 보필해 정치를 바로 잡고 민생을 안정시켜 문하에 인재들이 모여 들었다 . 박학다재한 원행중이 '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 이롭고 , 충언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실에 이롭다 ' 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자 ' 약롱중물 ( 藥籠中物·약농 속의 약품 )' 이란 말로 항상 곁에 없어서는 안 될 긴요한 인물 , 즉 심복의 중요함으로 화답을 한다 .
누구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지친 생의 틈바구니에서 감로수를 마시는 일이다 . 감로수는 달콤한 이슬 같은 물이다 . ' 감로 ( 甘露 )' 에 인용된 ' 서응도 ( 瑞應圖 )' 에 의하면 감로수는 신령의 정화로서 어질고 상서로운 은택을 베풀며 , 연지 ( 脂 ) 처럼 응어리져 있고 엿 ( 飴 ) 처럼 달콤해 신들이 마시는 음료수라는 뜻에서 ' 신장 ( 神漿 )' 또는 ' 천주 ( 天酒 )' 라고 부른다고 적혀있다 .
아들아 내 아들아 . 걱정은 되지만 네 용기를 믿는다 . 능력만 앞세우지 말고 목마른 자의 입술 적셔주는 신선한 감로수가 되거라 . 가진 재주 드러내지 말고 누구에게나 필요한 감초같은 사람이 되렴 . 그러면 지구에 살아도 천국의 무지개를 보게 된단다 . 네가 만나는 세상이 천국이 되면 사는 것이 달콤한 이슬이 된다 .

미주 중앙일 3.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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